백포 서일은 이천 서씨로 함경북도 경원에서 태어났다. 그는 대일항쟁 운동가이자 종교인이며 대한민국임시정부 군사기관의 총사령관이자 총재이었다.
1920년 청산리 전투를 실질적으로 승리로 이끌어 청산리 대첩이라는 대일전쟁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기신 분이시기도 하다. 그런 분이 김좌진, 홍범도, 이범석, 지청천 장군 등에 가려 그 빛을 보지 못하였다.
네 분의 뛰어난 명장 들을 거느리고 대일전쟁의 지휘관이었고 대일항쟁의 정신적 지주이었다. 대종교인으로서 대종교의 철학ㆍ사상 기반을 만들었고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역사에 눈을 떠 ‘대한민국’의 ‘한’의 의미를 정립하기도 하였다.
백포 서일은 ‘한’의 근원을 ‘단군’으로 보았고, 단군의 역사가 곧 ‘한’의 역사이었음을 알고 있었다.
그의 일대기를 살펴보면 서일의 호는 백포, 본관은 이천이었다. 열 일곱 살까지 고향에서 한학을 배우다가 경성의 함일 사범학교에 입학하여 21세에 졸업하였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일제의 탄압이 가중되자 두만강을 건너 북간도로 망명하여 대종교에 귀의, 국내에서 활약하다가 두만강을 건너온 의병들을 규합하여 독립운동단체 중광단을 조직하였다.
이 때 나이 30세였으니 김좌진보다는 8세 위였다. 그 뒤 대종교를 포교하면서 북간도 일대에서 명망을 얻었다. 서일과 ,김좌진두 명장의 만남은 청산리대첩이라는 우리나라 근대사상 가장 큰 사건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그 해 8월 '군 정부'를 조직하였다. 군 정부는 대종교 신도들의 헌금과 함경도민이 보내준 군자금을 기금으로 하여 1,500명에 달하는 독립군을 보유하고 있었다. 서일은 또 사관양성소를 설립하여 우수한 교관을 물색하던 중 김좌진 장군을 만나게 되었다. 사관양성소는 오늘날의 사관학교이다. 김좌진 장군은 오늘날의 사관학교 교장이었고 그 사관학교를 설립한 인물이 바로 백포 서일이었다.
서일은 삼일운동을 겪으면서 비폭력으로는 독립을 할 수 없고 오로지 무력만이 자주 독립이 가능하다고 판단, 군대를 설립하고 뛰어난 군인 양성을 위하여 사관양성소도 설립한 것이다. 두 장군의 만남은 하늘이 시킨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서일 없이 김좌진이 없고 김좌진 없이 서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3.1운동이 일어나고 중국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서일의 '군 정부'란 이름이 마치 또 하나의 정부가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하여 '북로군정서'로 이름을 바꾸고 동시에 임시정부 산하에 들어갔다. 북로군정서는 서간도의 '서로군정서'와 짝을 이루어 간도 독립군의 주축을 이루었다. 북로군정서의 총재는 서일, 부총재는 백취 현천묵, 김좌진은 총사령관이었다.
백포 서일이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빛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일항쟁의 최선봉이었던 대한독립군단의 총재로서 김좌진, 홍범도, 이범석, 지청천 등 대일전쟁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긴 장군들을 통솔했던 실질적인 지도자였다.
당시 대부분의 독립군이 대종교 신자였다. 서일은 대종교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무장독립단체를 이끌다가 대한군정서, 북로군정서 등의 수장을 거친 뒤 통합독립군인 대한독립군단의 총재를 맡았다. 대한독립군단이 와해되자 자신에게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한 뒤 대종교 최고 수련경지였던 폐식호흡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다.
권력만 가지면 책임지지 않는 이 시대 정치권과 사회에 사표(師表)가 될 만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김좌진, 홍범도, 이범석, 지청천 등의 명성에 비해 서일 총재는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되어 있다.
청산리대첩을 다루었던 영화 ‘일송정 푸른 솔은’의 한 장면이다. 청산리대첩의 주인공은 단연 김좌진 장군으로 알고 있다. “그 동안 7개월에 걸쳐 블라디보스톡에서 무기구입에 전력투구하신 우리 군정서 총재 각하를 이 자리에 모시겠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것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김좌진 장군보다 높은 서열인 총재가 등장한다. 이 사람이 바로 북로군정서 총재인 백포 서일이다. 영화감독이었던 이장호는 이렇게 말한다. “그 당시 김좌진 장군의 부대에 서일이 최고 지도자였어요.”
중국 길림성 용정시는 대일항쟁의 역사와 함께 했기 때문에 곳곳마다 우리 선조들의 숨결이 배어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민족시인 윤동주의 ‘서시’가 살아 숨 쉬는 곳, “오늘 밤에도 별을 헤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해란강변에 피어나는 역사의 향기. 그 모든 것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선이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가곡 ‘선구자’에 등장하는 ‘일송정 푸른 솔’이다.
민족정신의 상징인 일송정은 원래 정자가 아니고 용정이 잘 바라다 보이는 비암산 정상에 서 있었던 한 그루의 소나무가 아주 커서 정자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당시 서일을 비롯한 대일항쟁의 지도자들은 일송정의 그늘 아래에 모여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고 대일항쟁의 의지를 다졌던 곳이었다. 그것을 눈치 챈 일본군이 강제로 나무에 구멍을 뚫고 약물을 투입, 고사시켰다.
그 후 뜻있는 자들의 후원으로 ‘일송정’이라는 정자도 세우고 또 한 그루의 소나무를 심어 그 옛날 민족정기를 갖고 있었던 ‘일송정’을 복원하였다.
일송정을 복원하고자 했던 것은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일송정’이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민족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행동으로 보여준 민족의 선구자 백포 서일을 통해 우리는 민족의 의미와 역사의 정신(코리안 스피릿)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대일항쟁시기에 진정한 일송정 푸른 솔은 백포 서일이었다. 이제 우리들이 일송정 푸른 솔이 되어야 되지 않을까?
대종교를 중광한 홍암 나철이 민족의 재발견을 통하여 일본제국주의 침략을 막아내고자 했다면 백포 서일은 역사의 재발견을 통하여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한사람’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놓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 화룡현의 청파호에는 대일항쟁의 구심, 대종교의 삼종사 묘가 있다. 삼종사란 대종교를 중광한 독립운동의 아버지 홍암 나철, 2대 교주 김교헌, 그리고 무력 대일항쟁의 주역 서일을 말한다. 그런데 오늘날 이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자칫 만주벌판에서 일어난 바람처럼 이들을 그 바람과 함께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단재 신채호는 “역사를 잊은 자에게는 미래는 없다.”고 하였다. 진정한 정신적 광복은 단군을 구심삼아 빛나는 얼을 바탕으로 민족의 저항정신을 보여 주었던 대일항쟁의 역사를 잊지 않고 오늘에 되살려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나아가 고조선으로부터 내려오는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올바른 역사의식 함양으로 대한민국의 국호처럼 우리의 미래를 크게 환하게 밝히는 것이다.
2021년이면 우리 독립운동사에 빛나는 청산리전투 승전 100주년이다, 서일총재의 자결 순국과 청산리전투와 자유시참변에서 이름도 없이 죽어간 무명 독립군들이 재평가되길 기대해 본다.
/노경래
http://www.hmzxinwen.com/news/18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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