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조용한 성역을 선물해주고 싶어 나는 홀로 산속 숲길을 걸어본다. 하늘과 생명을 한품에 안은 그 아름다운 숲길속에서 나는 가장 소박한 자연과 생활의 지혜를 만난다.
자연속을 걷다보면 중요한것일수록 질서를 가지고 운행하며 진정한 평화와 다양한 형태가 공존하는 삶이란 무엇인가를 느끼게 된다. 울창한 나무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양 구부러지고 휘여지며 서로에게 관대함을 베푼다. 산속의 풀, 꽃들과 이름없는 잡초들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서로를 긍정하고 받아주며 본능적으로 자기의 삶을 찾아 뿌리를 내린다. 서로 다른 존재들의 숙명적인 만남의 집합체인 자연은 너무나 의좋게 살아가고 있다.
인간의 지혜로는 도저히 미치지 못할 대자연의 지혜와 섭리를 경외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나는 고요하게 “나”자신과 마음속 대화를 해보았다.
(나에겐 다른 사람의 과거를 품어주고 헤아려줄수 있는 대자연의 아량이 있을가? 나를 동시에 배반했던 애정과 우정을 더 이상 미워하지 않고 바람에 구름 가듯 그냥 보낼수 있을가? 지금 내 머리속을 가득 메운 복잡한 생각들, 힘겨운 감정들을 흘러가는 물따라 띄워보낸다면 내 마음은 정녕 편안해질수 있을가? ...)
삶의 잡음이 너무 컸던 내 마음 숲속 전설, 나는 나를 붙잡고 있는 지난 추억들을 마음밖으로 끌어내여 또 다른 시야에서 바라보았다. 만날때 인연이라 좋아했던 그 사랑은 결국은 악연이였고 집착이 만들어낸 착각과 공허한 자기사랑의 메아리로 엇갈린 협주곡이였다.
내 방황의 끝에서 한번 헛디딘 발로 그 사람에게 머무를수밖에 없었던 운명, 운명은 지극한 현실주의자인 그와 지극한 완벽주의자인 나를 우연한 만남으로 끌리게 했으며 물과 소금의 만남처럼 인차 서로를 하나로 되게 하였다. 지세격차가 클수록 폭포수의 절창을 만들듯 우리는 많은 나이차이를 극복하면서 불가사의한 사랑을 만들어 갔다.
하지만 현실은 나에게 사랑의 왕관을 씌워준 동시 무거운 십자가를 메워주었으며 잔인할 정도로 나의 인생을 뒤흔들어 놓았다. 불행한 삼각관계에 수동적으로 휘말려 든것이다. 사실을 알아버렸을 때에는 내가 너무 깊게 빠져버렸을 때였고 모든걸 다 버리고 다 잊기엔 너무 멀리 달려온 때였다.
인생의 울창한 숲속에서 그가 몰고온 바람으로 나는 길을 잃고 말았으며 많은 시간을 혼돈속에서 헤매였다. (지금까지 나는 얼마나 많은 진실을 깨닫고 그것에 가까와 졌을가? 그리고 앞으로 알아가야 할 진실들은 얼마나 많을가? 운명이라 생각하고 수용하며 넘어가 버릴가? 아니면 뒤끝을 흐리지 말고 아름답게 떠나가 버릴가?) 내 마음과의 처절한 싸움속에서 슬픔과 아픔을 수전노처럼 쌓아두며 나는 드디여 폭발해 버렸다. 일방적으로 그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두 사람 감정에 최후의“사형선고”를 내렸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그 사람을 위해 “무덤”을 세웠다.
하지만 사랑과 이별에도 관성이 있는건지. 내 의지와는 전혀 달리 순간으로 결속이 아니 되는 인연이였다. 게다가 운명의 조롱인지, 신의 조화인지, 불가항력적 이별이 결정될 무렵, 뜻하지 않은 “사고”로 나는 부득이 정리해야 하는 때를 놓치지 않으면 안되였다. 통제불능의 상황에서 현실과 본능에 져가며 질긴 인연은 악연으로 되였고 악연은 곧 숙명이 되고 말았다. 물론 숙명이나 영원, 그 의미의 허구를 알면서도 현실도피의 가슴 아픈 사랑에 발목잡힌 나로서는 그 블랙홀에서 벗어날수 있는 능력과 저항이 부족했다.
분명 사랑이 있기에 아픔이 있을테지만 이제는 그 아픔이 너무 커 사랑을 지킬 신심이 없다. 가슴깊이 억울함과 슬픔이 치밀때면 나는 대자연의 숲속을 찾아 마음을 편안히 놓아본다. 흘러가는 구름처럼 나를 붙잡고 있는 모든 구속과 간섭들,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감정들을 이왕지사와 함께 멀리멀리 날려 보낸다. 자연이 베풀어주는 순수와 순리속에서 장황했던 내 인생의 줄거리를 정리하며 조용히 침묵하고 마음의 평화를 지켜가는 중용과 배신의 아픔을 넘어 성숙된 사랑을 하는 방법을 배워간다. 울창한 수풀속에서 모든것을 포용하는 푸른 하늘 우러러 마음속 작은 소원을 기도해 본다.
지난날 내 마음이 바람부는 숲이였다면 이제는 내 마음의 숲속에 평화가 깃들기를!
/풀잎
http://www.hmzxinwen.com/news/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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